수술실 CCTV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의사협회의 입장을 알아보았습니다. 인천 21세기 병원의 '대리 수술' 사건으로 다시금 수술실 CCTV 의무화가 이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술실 CCTV 찬성하는 이유
1. 수술실만의 특이성
수술실은 법적으로 환자, 의료관계자, 의료기관 장의 허가를 받은 자 만이 출입이 가능하다. 결국 수술실 내에 있는 사람은 모두 의료기관의 내부자들로만 구성된다. 환자가 무의식이 되는 순간 사실상 수술실 내부에서 환자의 관계자 혹은 제삼자의 간섭은 원천적으로 봉쇄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의료 관계자가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를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수술기록 및 진료기록이다. 이것은 쉽게 조작 및 파쇄가 가능하다. 증언 또한 의료기관 내부고발자가 없는 한 나오기 쉽지 않다.
2. 최소한의 객관적인 증거 수집을 위해
수술기록 및 진료기록들의 삭제 및 조작은 사실상 불법적인 의료 수술 및 시술을 행한 의료기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내부자를 상대로한 위증 강요 또한 이뤄진다.
이로 인해 범죄사실의 '인지'조차도 쉽지않고 그 때문에 강력히 처벌되는 사례가 적다. 이러한 악습, 범죄 혹은 무죄 증명을 위한 최소한의 객관적인 증거 수집을 위해서 수술실 CCTV가 필요하다.
3. 미국이나 선진국과는 다른 상황
미국에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가 무산된 바 있지만, 이는 대한민국의 상황과 다르다. 미국은 한국처럼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사들에게 매우 관대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선진국에서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사들을 엄하게 처벌한다. 그래서 굳이 수술실 내 CCTV 설치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4. 현재 가장 강력한 징계 수위는 의사회원 권리 3년 정지 조치에 불과
각종 범죄나 의료 사고를 저지르고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현업에 복귀할 수 있어 의사 면허 관련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지사, 수술실 CCTV 의무화 처리 압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수술실 폐쇄회로(CC) TV 설치 법안의 당론 채택을 요구했다. 이 지사는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단독 처리를 해서라도 해당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안이야말로 절대 다수 의석으로 강행 처리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과 협의로 문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차선으로 다수결에 따라 강행하라고 국민께서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힘이 신중한 심의를 핑계로 법안을 무산시키려 하거나, 효용성 없는 '수술실 입구 설치'로 방향을 틀려한다면 이를 배제하고 국민을 위해 국민의 뜻을 강행 처리해서라도 관철하라고 180석을 주신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이 지사는 의료계의 반발을 지적하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일수록 기존 제도로 혜택을 누리던 기득권의 저항과 반발은 크기 마련이다. 반발이 크다고 포기한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의협이 수술실 CCTV 반대하는 이유
1. 극소수의 잘못으로 선량한 의사들이 위축된다
의사협회는 대리수술 등 끊이지 않는 의료계의 범법 행위 적발에도 불구하고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는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의사협회가 이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극소수의 잘못으로 선량한 의사가 오해받고, 정상적인 의료 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2. 소송을 우려해 소극적인 수술을 유발하여 살 사람이 죽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대부분의 선량한 의사들을 위축시켜 방어 진료를 야기해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생존 확률 5%만 돼도 살 기회가 있는 것인데, 소송을 생각해 보수적으로 판단하면 그냥 사망하게 되는 것"이라며 진료환경 위축을 우려한다. 암수술, 외상 수술 등 중요한 수술은 매번 상황이 완벽하게 통제된다는 보장도 없으며, 급한 경우 의사가 환자 최선의 이익을 위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의료소송을 우려해 신경외과 의사가 보수적으로 수술한다면 부작용은 없더라도 뇌종양이 재발해 사망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응급환자를 보는 외상외과, 흉부외과에서도 위급한 환자의 이익을 위해서 과격한 수술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방법의 수술을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3. 큰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
의협 회장은 CCTV 설치 및 관리와 개인정보 유출 차단에 큰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며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자는 것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4. 내부적으로 규제되는 것이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의협 회장은 "의사 윤리는 외부적 감시나 법적 통제보다는 의료인 단체에 의해 내부적으로 규제되는 것이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말하며 의협 중앙윤리위원회 기능을 대폭 강화해 자율정화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회원 제명을 포함해 더 강력한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는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며 의사면허 관리원을 통해 의사면허 제도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우리나라 의료인력 관리의 선진화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5. 미국, 유럽등 선진국에서도 수술실 CCTV가 없다
6. 전문직 직업자율성과 의사·환자 개인정보 보호 등 소중한 가치에 위해를 끼치는 것
7. 언론이 불필요한 공포심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결과이다
8. 수술실 CCTV 설치는 잠재적 범죄자 취급이다
수술실 CCTV 찬반투표 사이트
국민권익위 '국민생각함'에서 최근 대리수술 의혹이 발생한 병원 사례로 인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국민의견을 조사했습니다. 국민들이 5월 31일부터 6월 13일까지 찬성/반대를 선택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남겼습니다.
권대희 사망 사건의 피해자 권대희의 어머니는 직접 나서서 아래와 같이 의사협회를 비판했다고 합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듭니다. 자꾸 신뢰를 이야기하시는데, 미꾸라지를 제 식구라고 감싸지 마시고, 국회의원이 의사들 잘못을 제재하는 법안 발의하게 하지 마시고, 의사협회에서 자성의 차원으로 잘못한 의사들 처벌 강화해달라는 법안을 요청하십시오. 그러면 환자들이 이렇게 (CCTV 설치하자고) 외치지 않을 겁니다."
내 가족이, 혹은 내가 당할 수도 있는 일이지요.. 돈에 눈이 멀어서 양심을 포기하는 의사들 잡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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