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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생활

인천21세기병원 대리수술 사건 총정리

by totolooloo 2021. 6. 7.

인천21세기병원이 '대리 수술'을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은폐한 것으로 고발되어 수사중인데요, 5월 24일 처음 보도가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사건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21세기 병원

위치 : 인천광역시 남동구 정각로 2 (구월동)

80개의 병상을 갖춘 정부가 지정한 척추 전문 의료 기관입니다. 

21세기병원-대리수술-장면
21세기병원-대리수술-장면

 

조직적 대리수술

행정 직원들이 절개와 수술, 봉합까지 하는 대리 수술 장면이 영상에 담겼습니다. 의사 면허가 없는 병원 원무과장과 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진료협력팀장 등입니다. 

 

병원의 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진료협력과장이 수술복을 갖춰입고, 간호사로부터 수술칼을 건네 받은 뒤 절개를 시작합니다. 수술 시작 1시간 뒤, 이 병원의 '진짜 의사'가 등장해 함께 수술을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원장은 들어온 지 10여분 만에 수술실을 나갔고, 진료협력과장이 수술 부위를 꿰메는 봉합까지 마무리합니다.

10시간 분량의 영상에는 정식 의사인 원장들이 혼자서 수술의 전 과정을 다 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행정직원이 절개를 하고, 원장이 필요한 처치를 하고 다시 행정직원이 봉합을 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은폐 정황

동영상에서 환자에게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은 원장이 유일합니다. 행정직원들은 내내 침묵을 지킵니다. 이렇게 되면 뒤를 볼 수 없는 환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술을 한 사람이 원장이라고 믿게 됩니다. 더구나 인천21세기 병원은 수술 도구 소음이 크다는 이유로 헤드폰도 씌워주고 음악을 들려줬다고 합니다.

 

수술실 cctv

수술의 전 과정을 모두 녹화한다면 대리수술을 시도할 수 없겠지만 인천21세기 병원 수술실에는 cctv가 없었습니다. 현행법상 의무조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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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y-loopy.tistory.com

 

내부제보 내용

제보를 한 내부 관계자는 "병원 직원들은 향후 취업 등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문제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식으로 직원들이 자주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의사들과 행정 직원은 함께 병원을 계속 성장 시키면서 20년 동안 손발을 맞춰 왔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병원이 처음이 아니었던 겁니다. 제보를 한 인천21세기병원 전직 직원은 이들이 약 20년 전부터 함께 수술을 해온 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또 다른 병원에서부터 원장과 행정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며 대리 수술을 해왔다는 겁니다.

 

원장들은 손발이 맞는 특정 행정직원을 파트너로 삼아 병원을 옮겨다닐 때마다 데리고 다니며 대리수술을 했다는게 제보자의 주장입니다.
"ooo원장 같은 경우 허리 쪽을 많이 (하는데) 원무과장을 선호해서 완전히 파트너처럼 됐고… 원장들은 자기 수술을 잘 봐달라는 식으로 용돈도 많이 주고…"

목적은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수술해 돈을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건물을 더 크게 지어서 갈 정도였으니까. 당연히 돈 벌이가 목적이죠. 1달에 수술 4백개, MRI 1천개, 짧은 시간에 해내려면 의사 5명도 안되는데.. (수술 부위를) 열고 닫아주는 (행정직원) 그분들이 필요한거죠."

제보를 한 전직 직원은 대리수술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인천21세기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이전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안전하고 우수하다는 정부의 인증을 통과했을까?

인천21세기병원은 지난 2012년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이 우수하다는 의료기관 인증을 받았습니다. 인증을 받으면 '척추전문병원' 지정을 받을 수 있고, 광고도 할 수 있어 환자유치에도 도움됩니다.

21세기병원은 2012년 처음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뒤 2015년, 2019년까지 3번 연속 위원회 만장일치로 인증을 유지했습니다. 인증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간단했습니다. 인천21세기병원이 자체적으로 최고 점수를 준 겁니다.

올해의 경우 환자 안전 평가항목 23개 중 '최상' 23개, 수술 관리 평가항목 22개 중 '최상' 22개, 즉 스스로 만점을 매겼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셀프 만점'은 이어졌습니다.

 

이 같은 셀프만점을 확인해야 할 인증원은 지난 2018년 딱 한 번 현장조사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의료기기관리 항목 외에 모두 만점을 줬습니다.

 

정부공식인증 후 관리부족

정부의 부실한 병원인증과 관리가 대리수술을 방조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병원은 종합병원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입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지정만 해놓고 대리수술 의혹같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관할 보건소도 무면허 의료 행위를 병원 자율점검에 맡기고 있었는데요. 병원 관계자들끼리 모의하면 외부에서는 대리수술을 전혀 알 수 없는 구좁니다.

 

 

 

경찰조사 진행과정

경찰조사 전 보건소 1차 현장조사

앞서 지난 21일에는 인천 남동구 보건소가 1차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조사 결과 병원 진료 기록부에는 모든 수술을 의사가 직접 진행한 것으로 작성돼 있었고, 수술실 입구에 설치된 CCTV에는 녹화된 영상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천 남동구 보건소:
"수술실 쪽, 5층에 대해서만 CCTV가 촬영은 되는데, 세팅을 잘못하셨다고 그러시면서 녹화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보건소는 진료 기록부 조작 등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조사 진행

2021-05-24

경찰은 질의서에서 언제부터 대리 수술이 이뤄졌는지, 누가 대리 수술을 지시했는지, 대리 수술로 피해 본 환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식 의사인 3명의 원장들 그리고 대리수술 장면이 포착된 원무과장이나, 진료협력팀 과장과 팀장같은 행정직원들이 1차 수사 대상입니다. 수술 기록 조작 여부도 중요한 수사 내용이 될 전망입니다.

 

2021-05-31
경찰의 수사대상에 오른 인천21세기병원 관계자는 모두 9명입니다. 병원 공동 원장 3명 등 의사 5명, 실제 수술을 집도한 행정직원 4명이 입건됐습니다.

 

병원 수술일지와 진료기록,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자료를 분석해 영상으로 확인된 것 이외에도 대리 수술이 더 있었는지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특정 기간의 데이터가 비어 있는지,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증거 인멸을 시도했는지 디지털 증거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압수한 휴대전화 10대와 CCTV 영상 분석작업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특히 수술실 입구를 비추는 CCTV는 녹화된 영상이 없었는데, 병원 측이 고의로 전원을 껐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피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도 대리 수술을 집도했는지 등을 살피기 위해 휴무일에 다른 병원으로 출장을 간 적이 있는지 등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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